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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장

화단(畵斷)

윤두서는 스스로 "화도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했다.

윤두서의 이 글을 읽으면 비단 그림만을 얘기한 것이 아니다.
사물의 핵심을 꿰뚫어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올바르게 표현하는 것...
또는 미처 깨닫지 못한 사물의 존재가치를 돋보이게 표현하는 것...
과연 그것이 그림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마음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마지막인 도에 이르는 것이다고 결론맺는 이 글에서
먼저 헤아리고 그리고 알아야 한다는 말이 더 크게 와닿는다.
겉모습을 관찰함은 물론 본질을 꿰뚫어 볼 줄 알아야 한다.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묻지 않을 수 없다...


필법筆法 공교工巧함과 묵법墨法 정묘精妙함이 묘하게 어우러져서 신격神格에 이르고,
만물萬物에 물상物像을 부여함은 그림의 도이다.

그림에는 화도畵道, 화학畵學, 화식畵識, 화공畵工, 화재畵才 있다.

만물의 성정性情에 능통하고 만물의 형상形像에 능변하며,
삼라만상을 포괄하여 헤알릴 줄 아는 것이 화식畵識이다.


형상의 의표意表를 터득하여 도로써 안배하는 것이 화학畵學이다.

자로 제작하는 자는 화공畵工이다.

마음자리에 따라서 손이 자연스레 움직이는 것이 화재畵才이다.


여기에 이르면 화도畵道가 형성된다.

- 공재 윤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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