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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제주
마라도...
마라도는 제주도에 딸린 섬이 아니다
행정구역으로는 제주도의 마라도지만 사실 그 이름은 고유명사에 가깝다
제주도에 가면 마라도를 가는게 아니라 마라도를 가기 위해 제주도를 가는 사람들도 있는 까닭에...
아무리 천천히 걷더라도 3시간 남짓...마라도는 물리적으로 딱 그만한 섬이다
하지만 마라도에는 뭔가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마라도에 내리기도 전에 술에 취한 승객때문에
내리자마자 선착장에서 우르르 몰려다닐 길을 막는 카트때문에
왠지 가장 경치 좋은 언덕일 것만 같은 그 자리를 완전 점령한 짜장면집 때문에...
마라도가 싫다고도 하고 실망했다고도 하며 그 작은 섬에 볼 게 하나도 없다고도 한다
사실 마라도 사람이 아닌지라 마라도에 대해 상세히 알 수는 없다
당장 오늘부터 숨을 멈출 때까지 마라도에 산다고 해도 마라도를 알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도 마라도에는 분명 그 무엇인가가 있다
차라리 편하게 카트를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타고
즐거운 마음으로 짜장면 한그릇을 비벼 먹은 후
섬 뒤쪽으로 천천히 걸어보면 마라도의 그 무엇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찾은 마라도의 그 무엇은...바람...
그리고 저 멀리 아스라이 보이는 한라산...
